이기는 법, 지지 않는 법

2022. 12. 21. 18:23카테고리 없음

최근 유튜브를 보다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채널이 있어서 소개해보려 한다.

내가 본 유튜브 채널은 '와인킹'이라는 이름으로 와인전문가가 와인에 대해 알려주는 유튜브이다.

그중 최근 올라온 영상 중에 '프랑스식당에서 무시당했을 때 대처법'이라는 영상이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유투버는 프랑스의 한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으나 시작부터가 좋지 않았다.

식당 서버의 불친절 때문이었다.

실수이긴 하나 메뉴판을 유튜버의 몸에 떨어뜨리며 안 좋은 상황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메뉴 중 '양고기의 미소'라는 음식에 대해 묻자, "양고기가 양고기죠 뭐" 라며 불친절한 태도를 보였고

푸아그라 메뉴에 대해서도 묻자 서버는 시종일관 좋지 못한 태도로 일관했다.

서버의 대답에 어이없어하는 유튜버(출처:wineking)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으나 주변 다른 테이블의 상황을 지켜본 유튜버는 인종차별보단 서버 스스로의 불친절이라고 확신했다.

다른 테이블에서도 이 서버에 대한 불만이 접수된 모양이었다.

보는 사람도 화가 나고 긴장감이 돌던 그때 유튜버가 선택한 행동은 정말 의외였다.

논리적으로 따지거나 컴플레인을 거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내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불친절한 서버에게 웃으며 양손을 흔들었다. 이렇게 주문하면 될까요? 라며 재치 있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출처:youtube wineking

이 유투버의 선택은 서버와 유투버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주위에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의 분위기 마저 바꾸어버렸다.

서버의 태도에 불만을 표출하던 다른 손님들도 이 유투버의 행동을 보고 웃음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불친절한 서버가 웃음 짓게 된 것이다.

출처:youtube wineking

그 이후로 서버는 본인의 잘못을 깨닫았는지 아니면 내심 손님들에게 미안했었는지 여태까지와는 180도 다른 태도로 행동했다. 미소를 짓고 친절해졌으며 손님의 주문과 요구에 성실히 응할 줄 아는 서비스 정신을 가진 직원으로 바뀌었다.

이 유투버는 단 한 번도 소리 지르거나 정색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 짓고 여유로운 태도로 일관했을 뿐이었다.

 

요즘 유튜브뿐만 아니라 공중파 뉴스에서도 참교육이나 사이다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대게 이런 단어들은 답답하거나 억울할 일이 있을 때 무언가가 속 시원하게 복수해주거나 해결해줄 때 사용된다.

그리고 그런 복수나 해결은 강력한 논리, 강한 공격성을 대부분 포함하는 것이 정석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본 이영상속 유튜버는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참 교육을 보여줬다.

유투버가 가진 교양과 품격의 여유로움이 얼어붙은 감정의 골을 너무도 시원하게 녹여버렸다.

 

나 또한 새로운 참 교육에 크게 흥분되어 갔다.

높은 언성이 이기는 시대가 지나가고 논리적인 대화가 이기는 세상이 왔었다고 자부했었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논쟁들을 볼 때 사람들은 누구의 논리가 더 완벽한가, 누구의 말이 더 일리 있는가를 생각한다.

서로의 주장을 논리로 무장해 논리적 대처를 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영상은 논리적 대처가 아닌 진정한 대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이처럼 원만한 합의가 사회 각층에 이루어진다면 요즘 같은 일명 혐오의 시대도 금방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하디 흔한, 골치 아픈 인종차별 영상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상을 눌렀던 나는

의도치 않은 힐링영상을 구경하게 되었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단, 싸우지 않고 이기는법,

또 그것보단 싸우지않고 지지 않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