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는,

2022. 12. 10. 18:10카테고리 없음

어릴 때 나는 글쓰기를 참 좋아했다.

 

교내 글짓기 대회 같은 것에 작품을 낼 때면 당연히 상을 탈 수 있을 거라 자부했었고 실제로 여럿 상을 타기도 했었다. 지역 문화축제인 배축제나 흥타령 등 크고 작은 대회에도 매번 참가했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국어선생님의 친구이자 시인되시는 분이 연락 와서 전문적으로 배워보지 않겠냐고 제안 주시기도 했다.

 

첫사랑의 추억을 소재로 글을 쓰기도 했고 뜻도 모르는 단어를 남발해가며 허세 가득한 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시부터 노래 가사, 장문의 글까지 내가 글 쓰는 것엔 그 어떤 양식도 제약도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공부를 위한 필기가 아닌 자유로운 주제로의 글쓰기는 하지 않기 시작했다. 내 주변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고 인터넷을 활용한 SNS가 활성화되면서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글들이 소위 말하는 오글거림이나 저격 글의 범주에 소속되면서 차츰 그만두지 않았었나 추측해 볼 뿐이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편인 나로서는 오글거린다는 말과 이상한 시선을 받으며 글쓰기를 할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문득 개인적인 어떤 사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했던 것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생겼고 그때 떠오른 것들은 하고 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SNS에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자랑하기 위한 포스팅이 넘쳐나는 요즘 고리타분하지만 휴식이 있는 글쓰기 게시물을 적어 나가고 싶어졌다. 반짝이는 사진과 영상들 가운데 정적인 게시물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앞으로는 이런 글쓰기를 자주 꾸준히 할 예정이고 긴 글은 읽지 않는 문화가 생겨난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내 글을 다 읽어주는 누군가가 계신다면 그건 분명 내 생각에 관심을 가져주는 정말 고마운 분들일 것이다.

 

그분들의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더욱 열심히 글을 적어 내 근황과 감정을 침착하게 전달해 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세 줄 요약과 자극적 제목만을 보는 여러분의 공간에 한 점 따분한 휴식이 되기를..